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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LK

실사 그리기를 그만둔 이유(못그만뒀음)

by 자두듀 2020. 9. 8.

썸네일은 그냥 잘생겨서 고름.(그런 의미에서 실사 그리기를 그만둔 이유가 될 만한 사진이기도 하다..)

투바투는 떡밥이 홍수처럼 쏟아지는 아이돌그룹이고 애들 본판도 충분히 다들 잘생기고 예쁘다보니 내가 실사로 그릴 이유가 없는 거임. 물론 실사 팬아트.. 다들 개성 있고 다른 사람들 그림 보면 너무 좋고 하지. 근데 굳이 나까지 그리고싶지는 않더라고. 솔직히 실사 팬아트보다 영상떡밥 1분이 더 좋은 게 당연하잖아. (정말 잘그리는 사람들 말고ㅇㅇ) 근데 얘네는 너무 쉽게 그 영상 떡밥을 차고 넘치도록 올려주는 거임.

원래 아이돌이란 게 이렇게 각종 영상이 많이 올라오고, 셀카 많이 찍어주고, 브이앱도 이렇게 자주 켜주고, 컴백 주기도 짧고, 애교도 많이 부려주고, 위버스에 댓글은 또 얼마나 자주 남겨주는지, 아무튼 떡밥의 대홍수인 장르인 줄 몰랐음. 1월에 브이앱 채널 들어가보고 '얘네 왜 이렇게 브이앱이 많아? 아직 데뷔초잖아??' 하며 기겁했다고 친구한테 말했더니, 이게 보통이라는 거임. 충격... 예전에 팠던 빅뱅은 '아이돌'이 아니었다는 걸 그제야 알았음.

아무튼 앞으로는 실사로 그리더라도 내가 어떤 사진을 보고 엄청나게 감탄을 해서 그 감탄에 기념하기 위해 그대로 그리거나, 변형을 많이 준다면 몰라도 그냥 실사로는 그리지 않을 것 같음. 예전부터 이 생각을 해 왔어서 되도록이면 실물 사진을 보지 않고 상상해서 새로운 장면을 만들어내려고 노력 많이 했음. 근데 내 능력이 부족해서 그게 엄청 매력적으로 그려지기도 힘들더라. 내 생각에 충분히 좋은 그림을 그리려면 시간을 많이 투자해야 하는데, 그럴 여유가 없어지기도 했고.

애초에 나는 쓰리디를 쓰리디처럼 그리던 사람도 아니었고 쓰리디를 투디처럼 그리는 그림을 선호했음. 그런데 왜 거의 실사 그림으로 팬아트를 시작했느냐! 대학을 애니메이션 전공으로 진학하려던 걸 회화로 방향을 틀었기 때문이기도 한 것 같고, 내 생각에 결정적인 원인은... 투바투에 빠지기 직전에 주로 그리던 게

 

 

이런 배경 모작 스피드페인팅 연습이어서 그런 것 같음. 관성에 따라서 그냥 투바투 팬아트도 실사모작으로 시작했음. (이런 스피드페인팅 연습 다시 시작하면 팬아트도 다시 실사 페인팅으로 돌아가게 될 수도 있음ㅋㅋㅋ)

 

 

이런 그림 보면 확실히 페인팅의 관성이 느껴짐. 그래도 내 나름대로 재해석해서 그리고 싶어서 색채랑 구성에 시간도 많이 썼고 노력도 나름 했고 이런 그림 방향으로 발전을 많이 했었다고 생각함. 이렇게 그리는 것도 꽤 재미있고 익숙한 일이긴 한데..

난 이야기가 있는 그림이나 만화를 그리고 싶었음. (사실 나는 팬아트 잘 그리기보다 팬픽 잘 쓰는 사람이 너무너무 부럽고 예쁜 그림보다 재미있는 팬픽을 백 배는 더 좋아함..) 근데 실사로 만화를 그릴 순 없잖아. 그래서 슬그머니 캐릭터화를 시도함. 사실 원래 투디장르 그림을 제일 많이 그렸으니까 시도라고 하기는 뭐한데ㅋㅋㅋ 늘상 거의 실사로 그리던 애들을 갑자기 캐릭터화 하려니까 어려운 거임. 많이 헤맸음. 그래도 만화를 시도하기 시작하니까 어쩔 수 없이 와꾸를 많이 그리게 되어서 좀 적응됐음. 숩밤 연성 시작할 때쯤부터는 그나마 좀 투디화가 편해진 듯. 아예 투디 장르를 투디로 그릴 때의 편안함에 비할 바는 못 되지만...

 

 

그리기 조금 편해졌다는 게 그림에서 느껴짐. 아무튼.. 예전부터 언제 뭘 그리든 그림 그리는 방식을 그때그때 바꿔왔고, 나는 이 분야에서 프로도 아니고 아마추어일 뿐이라 그림체 고정할 필요성도 못 느끼고 살았지만 요즘 그림체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보여서(물론 내 얘기 아님) 한 번쯤은 이런 글 남기고 싶었음. 거의 실사로 그리는 팬아트로 시작했는데 지금은

1. 투바투 떡밥이 홍수라 내가 그림 그릴 필요성을 못 느낀다.
2. 그래서 허구가 강한 만화 그리기가 더 재밌다.

라는 이유로 실사 더 이상 안 그릴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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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4... 5일만에 그게 내 맘대로 관둘 수 있는 게 아니었음을 깨달았어요. 모르겠고 그냥 앞으로도 꼴리는대로 그릴 것 같아요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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